한국에 관심 있는 일본·중국 분들을 만나보면 이런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뉴스에서 보면 다 비슷해 보이는데, 막상 살아보면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는 걸 느껴요.”
세 나라 모두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 쌀밥 먹고, 시험 열심히 보는 나라(교육열이 대단하죠.)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한국에서 생활해 보면, 예상과 전혀 다른 부분에서 “문화 충격”을 받기도 합니다.
저는 서울에 살면서 도쿄와 베이징 등 대도시를 위주로 실제 가 본 경험이 있는데, 중국 전체와 일본 전체가 이렇다라고 하기에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습니다만, 한국에 살고 있는 중국인, 일본인들과의 대화와, 온라인 상의 많은 콘텐츠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국·일본·중국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한국에서 실제로 생활할 때 느끼게 되는 포인트” 중심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각 나라에서 오신 분들이
“아, 이건 우리랑 비슷하네” “여긴 완전히 다른 세계네?”
하고 비교해 볼 수 있는 가이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생활 리듬과 도시의 속도감
세 나라 모두 대도시 중심으로 살펴보면,
도쿄·서울·상하이의 공통점은 “빠르게 돌아가는 도시 리듬”입니다.
지하철이 촘촘하게 깔려 있고, 출퇴근 시간에 인파가 몰리고,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카페가 도시에 촘촘하게 들어선 모습도 비슷합니다.
하지만 조금만 들어가 보면 속도감의 질감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일본 대도시는 전체적으로 질서 있고 조용하게 빠르게 돌아가는 느낌이라면
한국은 속도와 함께 소음·에너지까지 같이 올라가는 편에 가깝습니다.
카페마다 꽤 큰 볼륨의 대화·음악. 유흥가도 좀 더 역동적인 느낌이죠.
저녁 늦게까지 이어지는 사람들의 움직임이 일본보다 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중국의 대도시에서 한국에 오신 분들은
“빠르고 시끄러운 건 중국과 비슷한데, 규칙과 예의에 대한 기준은 일본 쪽에 더 가깝다”는 느낌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도 지하철에서 줄 서기, 노약자석 배려, 엘리베이터 양보 등에 꽤 신경을 쓰는 편이라
이런 부분들로부터 자유로운 중국의 분위기와는 다른 결이 느껴집니다.
회사·직장 문화: 위계는 비슷하지만 사용법이 다르다
세 나라 모두 직장 안에서의 위계와 예절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상사에게 보고하고, 선배에게 먼저 인사하고, 회식 자리에서 분위기를 맞추는 모습은 어느 나라에서나 존재합니다.
그런데 그 위계를 “어디까지 일과 연결해서 보는지”는 다릅니다.
일본은 형식과 절차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회의에서 바로 반대 의견을 내기보다 사전 조율을 통해 합의를 만들어놓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위계가 있지만, 회의 자리에서 직접 의견을 나누고, 논쟁하고 결정함으로써 속도를 내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 오신 분들은
“회의 분위기는 더 자유로운데, 결정 속도는 훨씬 빠르다”는 인상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의 경우, 조직마다 차이가 크겠지만
“리더가 한 번 방향을 정하면 그쪽으로 빠르게 밀어붙인다”는 특징을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국도 비슷한 면이 있지만, 동시에 “합리성”과 “형식적 과정”을 신경 쓰는 편입니다.
회의록, 보고서, 근거 자료를 갖추는 과정이 중국과 비해 꽤 중요하게 여겨지죠.
또 하나 자주 놀라는 부분은 회식 문화입니다.
예전에 비해 많이 줄었지만, 한국은 여전히 “같이 밥을 먹으며 관계를 만든다”는 감각이 강한 편입니다.
코로나19 이전의 한국회식 문화는 술집, 밥집의 24시간 영업 문화와 맞물려 정말 초인적인 스케줄로 유명했죠. 1차 식사+술, 2차 술, (3차) 노래방, (4차) 술… 이런 식으로요.
회식문화 자체는 일본의 nomikai, 중국의 회식 문화와 공통점이 있지만,
요즘 한국에서의 트렌드는 음주 강요 금지, 개인 시간 존중 문화가 점점 강해지면서
“가고 싶은 사람만 2차 가는” 식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은 함께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소통 방식: 돌려 말하기, 직설, 그리고 그 사이 어딘가
의사소통 스타일도 한국·일본·중국이 서로를 흥미롭게 만드는 포인트입니다.
일본에서 오신 분들 입장에서는
한국인의 말투가 더 직설적이고 감정 표현이 풍부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의에서 “그건 000인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같은 표현이 비교적 자연스럽게 오가고,
표정과 손동작, 목소리 톤으로 감정을 드러내는 정도도 일본보다 큽니다.
중국에서 오신 분들은
“직설적인 건 우리랑 비슷한데, 감정을 조절하면서 관계를 관리하는 방식은 또 다르다”고 느끼시곤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은 “정면 충돌”을 피하려고,
당장 회의에서 세게 싸우기보다는 일단 웃으며 정리해 두고
이후에 조정·설득을 통해 해결하는 방식을 많이 씁니다.
세 나라 모두 겉으로는 부드럽게 말하지만,
속으로는 다양한 계산과 배려가 동시에 돌아간다는 점에서는 비슷합니다.
다만 “얼마나 감정을 드러내도 되는지” “어디까지가 예의의 선인지”에 대한 평균값은 다른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짧게 정리하면 이런 느낌입니다.
| 항목 | 일본에서 오는 분들이 느끼는 한국 | 중국에서 오는 분들이 느끼는 한국 |
|---|---|---|
| 말투 | 더 직설적이고 감정 표현이 크다 | 직설적이지만 상대 감정을 꽤 신경 쓴다 |
| 회의 분위기 | 조용한 편이지만 의견은 꽤 직접 나온다 | 토론은 많지만 완전한 충돌은 피하려 한다 |
| 관계 관리 | 형식과 예의를 지키면서도 회식·밥약을 중요하게 생각 | 네트워크를 중시하지만 공적/사적 선을 나누려는 경향이 있다 |
일상 서비스와 소비 문화: 세 나라 모두 편리하지만 방향이 다르다
한국에서 생활해 보면 가장 먼저 체감하는 공통점은
“세 나라 모두 생활 인프라가 매우 발달해 있다”는 점입니다.
편의점, 배달, 택시 앱, 모바일 결제, 온라인 쇼핑…
이 부분은 일본·중국 모두 강점이죠.
그런데 구현 방식은 조금씩 다릅니다.
한국은 카드·모바일 결제가 거의 표준입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간편 결제 앱이 널리 쓰이고,
현금을 거의 쓰지 않아도 생활이 가능합니다.
일본에서 오신 분들은 “현금 사용 비중이 생각보다 낮다”는 점에 자주 놀라고,
중국에서 오신 분들은 “위챗페이·알리페이처럼 하나로 통합되어 있지는 않지만,
여러 서비스가 동시에 돌아가는 구조”라고 느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스타일이 편한 지는
배달 문화도 흥미로운 비교 포인트입니다.
중국의 O2O 배달 시스템과 비교하면 한국은
“선택지는 조금 적을 수 있지만, 품질과 포장, 속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편”이고,
일본과 비교하면 “배달 자체의 일상화 정도가 훨씬 높다”는 평가를 자주 듣습니다.
주거·이웃 관계: 아파트는 비슷하지만, ‘거리감’은 다르다
서울·도쿄·베이징·상하이 모두 아파트(혹은 맨션, 커뮤니티) 문화가 일반적입니다.
엘리베이터, 경비실, 택배·배달 보관 시스템 등은 세 나라 모두 익숙한 풍경입니다.
하지만 “이웃과의 거리감”은 조금씩 다릅니다.
한국은 예전보다 이웃 간 교류가 많이 줄었다고 느끼지만,
아이를 키우는 단지, 오래 거주한 아파트에서는
여전히 이웃들과의 정보 공유·단톡방 문화가 활발한 편입니다.
단지 커뮤니티 카페, 맘카페, 아파트별 온라인 커뮤니티가 대표적입니다.
일본에서는
“조용하게 서로 방해하지 않고 사는 것”이 기본 예의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고,
중국의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관리사무소 중심으로 이벤트·공지가 활발한 대신,
개인 프라이버시에 대한 기준이 한국보다 느슨하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프라이버시에 대한 문화적인 강도는 중<한<일 순으로 정리될 수 있겠네요.
한국에 오시는 분들은
“생각보다 이웃과의 심리적 거리가 가깝다”
“관리 규정은 엄격하지만, 정서적으로는 꽤 따뜻한 편”이라는 인상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교육·경쟁·미래에 대한 압박감
세 나라 모두 교육열, 입시 경쟁, 자녀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학원, 사교육, 유명 학교, 시험 성적…
이 단어들에 익숙하지 않은 부모님은 거의 없죠.
다만 “어디에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쓰는가”의 방향은 조금씩 다릅니다.
한국은 대학 입시와 함께
공무원 시험, 대기업 채용, 공공기관 취업 등
“정규직·안정된 직장”에 대한 경쟁이 매우 치열합니다.
일본에서는 정규직 채용과 신입 일괄 채용 문화,
중국에서는 도시·지역별 격차와 공무원·국유기업 선호 등이 강하게 작용합니다.
한국에서 생활하실 때 체감하게 되는 부분은
동료·이웃·친구들과의 대화에서 “경쟁”과 “불안”이 자주 등장한다는 점입니다.
집값, 자녀 교육, 직장 안정성 같은 주제가 일상적인 대화의 소재가 되곤 합니다.
이 점은 일본·중국 모두와 공통되지만,
SNS·뉴스 속도,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까지 합쳐져
“정보의 속도와 압박감”은 한국이 더 강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살아보고 싶은 일본·중국 분들께 드리는 작은 팁
마지막으로, 실제로 한국에서 생활을 시작하는 분들께
작게나마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포인트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우선, “비슷해서 더 어렵다”는 점을 기억해 두시면 좋습니다.
문화권이 완전히 다르면
처음부터 “배워야 한다”고 마음을 단단히 먹고 들어가지만,
겉으로 비슷해 보이는 나라 사이에서는
“이 정도는 알겠지”라는 기대가 서로를 더 쉽게 오해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추천드리고 싶은 방법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이라는 공통점을 인정하되
말투·예의·속도감의 평균값이 다르다는 점을 계속 의식하기.
둘째, 직장이나 이웃 관계에서 헷갈리는 상황이 생겼을 때
“내 나라에서는 보통 이렇게 하는데, 여기서는 어떻게 하는 게 괜찮나요?”라고
솔직하게 물어보는 습관 들이기.
의외로 한국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하는 모습 자체가 예의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행동에 호감을 느끼는 편입니다.
셋째, 본인의 기준으로 “틀렸다/이상하다”라고 느끼기보다
“아, 이건 이 나라의 기본값이 다르구나”라고 번역해 보는 연습하기.
이 시각을 갖고 보면, 한국 생활이 훨씬 덜 피곤하고 더 흥미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한국, 일본, 중국은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이웃이면서도 가장 쉽게 오해할 수 있는 이웃이기도 합니다.
이 글이 한국에서 생활을 고민하시는 일본·중국 분들께
조금이라도 “문화 지도” 같은 역할을 해 드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한국에서 보내실 시간,
조금은 덜 낯설고, 조금은 더 기대가 되는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