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경력활용형 일거리 ‘공공면접관’의 현실: 도전 전에 꼭 알아야 할 것들

공공면접관, 전문면접관과 같은 말들 들어 보신 적 있으신가요? 금융권이나 특정 사기업 일부에서도 외부 면접관을 활용하기는 하지만 블라인드채용법을 배경으로 공공기관에서 채용시 조직 외부의 면접관을 50%이상 참여시키도록 규정이 생겼기 때문에 흔히 공공면접관이라고 부릅니다. 모든 공공기관과 공기업은 모든 채용 건과 채용 단계에서 필수적으로 이 공공면접관을 참여시켜야만 하거든요.
공공면접관은 조직에서 오래 생활한 사무직들은 직무에 있어 고경력자이고, 사내에서 면접관 역할 경험도 많이 있다보니 아주 자연스럽게 경력을 활용할 수 있는 직업활동입니다. 때문에 퇴직을 앞둔 분들이나 N잡을 고민하는 사무직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한번쯤 고려하게 되는 직업 활동입니다.

오늘은 제가 실제로 활동해 본 공공면접관 경험과 다른 퇴직자분들을 양성하고 활동시켜본 경험에 비추어
“공공면접관의 현실”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려 합니다.

편하게 한 번, “내가 이 일을 한다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읽어 보셔도 좋겠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공공면접관의 이미지

많은 분들이 공공면접관을 떠올릴 때 이런 장면을 떠올립니다.

조용한 회의실, 긴장한 지원자, 여유 있게 질문을 던지는 중년의 전문가.
면접이 끝난 뒤에는 커피 한 잔 마시며 “그래도 이번 친구는 괜찮았네” 같은 이야기를 나누고, 활동비도 쏠쏠히 들어오는 그림이죠.

그래서 공공면접관이라는 직업은
“정년 이후에도 대우받으면서 할 수 있는 전문직”, “고급 아르바이트” 같은 이미지로 포장되기도 합니다.

이 이미지가 틀린 건 아닙니다.
분명 어느 정도 연륜과 전문성이 있어야 자리에 앉을 수 있고, 조카나 자식뻘인 지원자들의 인생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는 역할입니다.

다만, 실제로 안에 들어가 보면
“이게 생각보다 훨씬 더 행정적이고, 훨씬 더 책임이 무거운 일”이라는 걸 금방 느끼게 됩니다.

면접관의 하루는 질문보다 ‘준비’에서 시작된다

면접 날, 면접관이 하는 일은 단순히 지원자를 보고 “느낌이 좋다/나쁘다”를 말하는 게 아닙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대략 이런 흐름으로 하루가 흘러갑니다.

  • 사전에 이메일로 전달된 공고문, 직무설명서, 평가기준표, 체크리스트 확인.
  • “이 채용이 왜 열렸는지”, “이 직무에서 진짜 중요한 역량이 뭔지” 맥락 파악
  • 당일 아침 브리핑에서 위원장 또는 담당자에게 세부 지침 재확인
  • 면접 중에는 정해진 항목별로 점수를 기입하면서, 동시에 관찰 메모 작성
  • 면접 직후에는 각 지원자별로 점수와 의견을 정리해 공동으로 합의

대규모로 채용하는 기관들은 흔히 수십명의 면접관을 모아놓고 아침에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합니다. 필자도 실제 모 공사의 면접관으로 간 적이 있었고, 앞서 이야기한 오리엔테이션을 거쳐 배정받은 방에 가면 노트북과 평가 가이드 문서들이 세팅되어 있습니다. 공사에서 나온 면접관과 저처럼 외부공공면접관들은 반드시 진행해야 할 질문영역들에 대한 역할분담을 빠르게 마치면 곧이어 지원자들이 하루 종일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결국 중요한 포인트는, “면접관의 개인 호불호가 아니라, 기관이 정한 기준 안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흔히 내가 있던 조직에서처럼 융통성 있게 면접을 볼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짜여진 시간과 구조화된 면접계획 속에서 맡은 임무를 잘 수행해야 하는 것이죠. 잠시라도 멍때릴 시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의외로 “사람 보는 눈”보다 평가표를 정확히 이해하고, 기준에 맞춰 일관되게 적용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지원자의 인생이 걸린 점수, 그 무게를 견뎌야

공공면접관 일을 해본 분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현실 중 하나는 “생각보다 마음이 무겁다”는 점입니다.

열심히 준비한 티가 나는 지원자가 있습니다.
말도 또박또박 잘하고, 태도도 성실해 보입니다.

그런데 평가표를 보니,
이 채용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인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거나,
“필수 자격·경력 연수”에서 다른 지원자에 비해 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 면접관은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됩니다.

“나는 이 사람이 좋긴 한데,
과연 이 직무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건 단순히 점수 몇 점을 매기는 일이 아니라,
“내가 이 결정에 책임을 질 수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일이기도 합니다.

공공채용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합격·불합격 결과는 이의제기, 민원, 감사로 이어질 수 있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면접관은 “좋은 사람”이 아니라 “설명 가능한 결정”을 해야 합니다.

수입과 시간, 기대와 현실의 간격

공공면접관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보니
“하루에 몇 시간 앉아 있고, 꽤 괜찮은 페이를 받는 일”이라고 상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현실은 조금 더 복합적입니다.

항목기대하는 그림실제로 자주 겪는 현실
수입 구조안정적인 고정 수입, 정기적인 배정기관·사업마다 건별 수당, 시즌성·프로젝트성으로 들쭉날쭉한 편
시간 사용하루 면접만 진행하고 바로 귀가사전 자료 검토, 이동시간, 대기시간까지 합하면 하루가 꽉 차는 경우가 많음
업무 강도편안히 질문하고 답변 듣는 정도집중해서 듣고 기록하고 점수까지 매겨야 해서 정신적으로 피로도가 높음
안정성“한 번 들어가면 계속 배정 받겠지”기관 담당자, 사업 구조, 예산 변화에 따라 배정 여부가 달라지는 경우 많음

물론 일부 전문 분야(예: 특정 자격·고위공무원 출신, 희소 분야 전문가)에서는
꾸준히 배정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 번 면접관 풀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매달 일정이 돌아간다”는 식의 그림은 현실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면접관 활동을 하고자 하는 빈도에 따라 채용 대행 기업의 면접관 pool 등록을 늘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한 기관에 대해 면접에 참여하면 같은 기관에 대한 면접은 1년 동안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요즘은 보통 면접관의 적합성 관리라는 목적으로 실시기관이 채용 대행업체로부터 2~3배수의 면접관을 추천받고 랜덤 또는 선택하여 최종 면접관 리스트를 확정하기 때문에, 대행업체에서 나를 추천했다 하더라도 이 선정 과정에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런 업의 특성 때문에 면접관을 주업으로 삼는 것은 적합치 않습니다.

공공면접관에게 필요한 건 ‘카리스마’보다 ‘균형 감각’

지원자를 바라보는 눈도 중요하지만, 공공면접관에게 특히 중요한 역량은 균형 감각입니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능력은 좋아 보이는데 말투가 꽤 거칠고, 팀 적응이 걱정되는 지원자”
“말은 조심스럽고 성실해 보이지만, 실제로 맡을 업무의 난이도에 비해 역량이 다소 부족한 지원자”

어느 쪽에 더 높은 점수를 줄 것인가,
어디까지는 교육과 조직문화로 보완 가능하고,
어디부터는 위험 신호로 봐야 하는가를 현실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또 하나의 균형은 “기관의 입장”과 “지원자의 입장” 사이에 있습니다.

기관 입장에서는 실수·사고·민원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사람을 원합니다.

반면 지원자 입장에서 보면 한 번의 면접 결과가 인생 계획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공공면접관은 이 두 시각 사이에서, “기관을 위해서만도, 지원자만을 위해서만도 아닌, 합리적이고 설명 가능한 중간 지점을 찾아야 하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누구에게 잘 맞는 일이고, 누구는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까

이쯤에서 한 번 본인에게 물어볼 만한 질문들이 있습니다.

  • 사람을 평가하는 일에 대한 부담을 감당할 수 있을까
  • 감정이 아니라 기준에 따라 결정을 내리고, 그걸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 하루 종일 여러 사람을 집중해서 보고, 기록하고, 토론하는 일을 해도 크게 지치지 않을까

아주 단순화해서 정리해 보면, 공공면접관은 이런 사람에게 특히 잘 맞습니다.

  • 한 조직에서 여러 해 동안 사람을 뽑고, 키우고, 평가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
  • 상황을 구조적으로 정리하고, “왜 이 선택을 했는지” 말로 풀어 설명하는 데 익숙한 사람
  • 어느 한쪽 편을 들기보다, 여러 입장을 들어보고 균형 있게 의견을 정리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

반대로 이런 분들은 한 번 더 고민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누군가를 떨어뜨려야 하는 상황 자체가 너무 힘들게 느껴지는 경우
  • “그냥 느낌이 별로인데요” 같은 직관에 의존하는 편이고, 그 느낌을 구체적인 근거로 풀어 쓰는 게 낯선 경우
  • 민원·이의제기 등이 들어왔을 때, 이걸 일로 받아들이기보다 개인적인 공격으로 느껴지는 경우

공공면접관은 “좋고 싫음”을 말하는 자리가 아니라 “왜 이 사람에게 이 점수를 주었는지”를 책임 있게 설명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현실적으로 직장을 다니는 동안 활동하기는 어렵고(휴가로 인한 기회비용이나, 페이나 크게 차이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중장년 사무직 경력자들이 퇴직 후에 1인기업이나 전문가 활동을 하시면서 추가적인 활동 포트폴리오 정도로 삼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중장년 퇴직자의 일거리로서는 페이수준이 최상위급이어서 자신의 여유 일정을 활용하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준비를 고민한다면, 무엇부터 점검해야 할까

공공면접관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계신다면,
단순히 “면접 잘 보는 사람”이 아니라 “면접을 설계하고 평가하는 사람”의 관점으로
스스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것들을 한 번 정리해 보면 좋습니다.

  • 내가 경험한 조직·프로젝트에서 “좋은 인재”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 인사·채용·승진·성과평가 등의 과정에 실제로 어느 정도 관여해 봤는지
  • 평가표, 체크리스트, 평가 기준을 함께 만들거나 개선해본 경험이 있는지

이런 내용들을 자신의 경력 자산 인벤토리처럼 정리해 두면,
공공면접관 지원서나 자기소개를 쓸 때도 훨씬 설득력 있게 풀어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내가 정말 이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스스로 확인하는 과정이 되기도 합니다.

외부인으로서 공공기관의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 평가하는 일이란

공공면접관의 현실은,
겉에서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행정적이고, 훨씬 더 무겁고,
동시에 예상보다 더 보람 있는 면도 분명히 존재하는 일입니다.

공공면접관은 고경력 중장년들만이 가능한 일로서 페이도 높고 (작게는 25만원/1일 많게는 50만원~60만원/1일)
한 공공기관이라는 조직, 나아가 공공기관의 책무 상 크게는 사회의 발전에 일조한다는 의미를 가진 일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리인 만큼,
공공면접관이라는 역할은 가볍게 택할 수 있는 N잡이라기보다,
내가 쌓아 온 경력과 가치관을 다시 한 번 점검하고 올리는 “두 번째 책임의 자리”에 가깝습니다.

만약 지금 그 책임을 감당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느껴진다면,
공공면접관이라는 일을 한 번 진지하게 그려보셔도 좋겠습니다.

저는 국내 모 대기업 퇴직예정자들을 대상으로 공공면접관 직무교육을 통해 실제 활동하시는 것까지 지원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오늘은 이 정도로 하고, 다음 번 시간을 내서 공공면접관의 입직 방법과 N잡으로서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그리고 향후 어떤 커리어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 추가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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